AI와 대화하면 광고를 3배 더 산다: '협찬' 라벨도 안 통했다
AI 챗봇과 대화하며 쇼핑하면 협찬 제품을 고를 확률이 검색보다 약 3배로 뛴다. 2026년 4월 공개된 연구는 참가자 2,012명을 대상으로 대화형 AI가 협찬 제품 선택률을 22.4%에서 61.2%로 끌어올렸고, 'Sponsored' 라벨을 붙여도 효과가 줄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도를 숨기면 이용자의 탐지 정확도는 10% 미만이었다. ASAP은 이 결과를 1차 출처로 정리한다.
22.4%에서 61.2%로, 무엇이 달라졌나
같은 카탈로그에서 협찬 제품 선택률이 검색의 22.4%에서 대화형 AI의 61.2%로 뛴다. 두 조건의 차이는 제품 구성이 아니라 인터페이스 하나다. 검색은 여러 선택지를 나란히 펼쳐 이용자가 비교하도록 두지만, 대화형 AI는 하나의 답을 문장으로 건네며 그 답으로 향하는 경로를 좁힌다. 61.2%라는 숫자는 단순한 선호 이동이 아니라, 비교의 여지를 줄이는 대화 형식 자체가 만들어낸 결과로 읽어야 한다.
'광고' 표시는 왜 대화 안에서 무력해지나
검색 결과의 투명성 장치는 '이것은 광고'라는 경계선을 시각적으로 그어 이용자가 광고와 정보를 분리해 판단하게 만든다. 그러나 대화형 AI는 협찬 제품을 정보와 조언의 어조로 녹여낸다. 'Sponsored' 라벨이 효과를 줄이지 못했다는 결과는, 이용자가 라벨을 못 봐서가 아니라 대화라는 형식이 라벨의 경고를 흡수해버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표시를 붙이는 규제는 화면을 나눌 수 있을 때만 작동하는데, 대화에는 나눌 화면이 없다.
숫자를 어떻게 읽어야 하나
탐지 정확도 10% 미만이라는 수치는 특히 무겁게 봐야 한다. 절반 확률로 찍어도 우연히 맞힐 수 있는 판별 문제에서 10% 미만이라면, 이용자가 단지 못 알아채는 수준을 넘어 방향을 반대로 확신하고 있을 가능성까지 시사한다. 다만 선택률 61.2%가 곧 실제 구매나 만족으로 이어지는지는 이 연구가 답하지 않는다. 실험은 '어떤 책을 고르는가'를 측정했을 뿐, 그 선택이 이용자에게 이로운지 해로운지는 별개의 질문으로 남는다.
실험 설계와 그 한계
연구진은 사전등록 실험 두 건에서 참가자 2,012명을 분석했다. 전자책 카탈로그에서 전통적 검색 또는 5개 프런티어 모델 기반 대화형 에이전트로 책을 고르게 했고, 제품의 5분의 1을 무작위로 협찬으로 지정했다. 무작위 배정과 사전등록은 설득 효과를 인과적으로 측정하게 해주는 강점이다. 반면 대상이 전자책이라는 저관여·저위험 품목이라는 점은 한계로 남는다. 수십만 원짜리 가전이나 금융 상품처럼 이용자가 더 신중해지는 영역에서도 같은 3배 격차가 나타날지는 후속 검증이 필요하다.
한국 시장과 실무자에게 남는 함의
국내에서도 검색 대신 챗봇에게 묻고 사는 흐름은 이미 커지고 있다. 이 연구가 던지는 실무적 함의는 두 갈래다. 광고를 파는 쪽에는 대화형 채널이 기존 배너·검색광고보다 훨씬 강한 설득 레버라는 신호이고, 이용자와 규제 쪽에는 '표시 의무' 중심의 현행 광고 규칙이 대화 인터페이스에서 헛돌 수 있다는 경고다. ASAP이 앞서 다룬 GEO 리스크, 즉 AI 답변의 근거 풀이 조작되는 문제가 광고라는 형태로 현실에 나타난 사례이기도 하다. 답변형 인터페이스가 검색을 대체할수록, 무엇이 협찬인지 보이지 않는 설득이 기본값이 된다.
출처: Francesco Salvi 외, "Commercial Persuasion in AI-Mediated Conversations"(arXiv 2604.04263, 2026-04-05; 사전등록 실험 2건·참가자 2,012명·5개 프런티어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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