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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FL의 MiCRo, 뇌처럼 4개 전문가 모듈로 나눠 '판단 과정이 보이는' AI

2026-07-02 · 3분 읽기

EPFL 연구진이 인간 뇌의 구획을 본떠 처리를 네 개의 전문가 모듈로 나눈 언어모델 MiCRo(Mixture of Cognitive Reasoners)를 공개했다고 EPFL이 2026년 6월 26일 밝혔다. MiCRo는 문장의 각 단어를 언어, 논리, 사회적 추론, 세계 지식이라는 네 모듈로 나눠 보내며, 어떤 모듈이 어떤 내용을 맡는지 들여다보고 그 영향력을 조절할 수 있다. 연구는 박사과정생 바드르 알카미시가 EPFL의 NLP 랩과 NeuroAI 랩에서 주도했고, 하버드와 MIT의 신경과학자 그레타 터쿠트가 함께했으며, 국제학습표현학회 ICLR에서 발표됐다. 이 글은 EPFL 공식 발표를 기준으로 핵심을 정리한다.

뇌 구획을 모델 설계로 옮긴다는 발상

MiCRo라는 이름은 Mixture of Cognitive Reasoners의 약자로, 하나의 거대한 신경망 대신 역할이 다른 전문가 모듈을 섞어 쓰는 구조를 가리킨다. 연구는 EPFL 정보통신과학대학(IC)의 NLP 랩과 NeuroAI 랩에서 박사과정생 바드르 알카미시가 주도했고, 하버드와 MIT의 신경과학자 그레타 터쿠트가 협력했다. 이름에 인지(Cognitive)가 들어간 점이 핵심을 드러낸다. 성능 지표를 앞세우는 대신, 모델의 내부 작동을 사람이 따라 읽을 수 있게 만드는 해석 가능성을 연구의 중심 목표로 세운 것이다.

언어, 논리, 사회적 추론, 세계 지식으로 갈라지는 처리

MiCRo는 처리를 언어, 논리, 사회적 추론, 세계 지식이라는 네 개의 전문가 모듈로 나눈다. 문장이 들어오면 각 단어가 서로 다른 전문가로 라우팅되며, 이는 인간 뇌가 기능별로 영역을 나눠 처리하는 방식을 본뜬 구조다. 네 모듈은 각각 언어 형식, 논리적 계산, 관계와 사회적 맥락, 배경 지식을 담당하도록 역할이 구분된다. 단어 단위로 어느 전문가가 활성화되는지가 드러나기 때문에 모델의 판단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저녁 식사비 예시가 보여주는 것

MiCRo의 해석 가능성은 저녁 식사비를 나누는 예시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EPFL은 식사비를 나누는 상황에서 사회적 추론 모듈이 관계의 미묘함을 짚고, 논리 모듈이 산술 계산을 맡는 식으로 서로 다른 추론 유형이 단어별로 활성화된다고 설명했다. 사용자는 추가 프롬프트 없이도 어떤 모듈이 어떤 내용을 처리하는지 관찰하고 그 영향력을 조절할 수 있다. 답만 내놓는 블랙박스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사고가 어디서 일어났는지 보여준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기존 해석 가능성 접근과 무엇이 다른가

대부분의 언어모델은 답을 먼저 내놓고, 그 이유는 사후에 어텐션이나 프로빙 같은 도구로 추정하는 방식에 의존한다. MiCRo는 순서를 뒤집는다. 사고 유형별로 모듈을 미리 갈라 두었기에 해석이 사후 해부가 아니라 구조 자체에 내장된다. 여기에 관찰에 그치지 않고 특정 모듈의 영향력을 사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더해진다. 이는 '왜 이렇게 답했는가'를 사람이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어떻게 답하게 할 것인가'로 개입 지점을 넓힌다. 물론 모듈 경계가 사고 유형과 언제나 깔끔히 맞아떨어지는지는 별개의 질문으로 남는다.

한국 연구·실무 관점에서 눈여겨볼 지점

국내에서도 규제 산업을 중심으로 판단 근거를 설명해야 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 답과 함께 사고 경로가 드러나는 구조는 검토 가치가 있다. 다만 발표는 영어 예시와 서구권 사회 맥락을 전제로 했으므로, 사회적 추론 모듈이 한국어의 존대나 관계 표현에서 같은 방식으로 작동할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대형 단일 모델을 좇기보다 해석 가능성을 앞세운 소형 모듈형 설계라는 방향은, 자원이 제한된 국내 연구실이 참고할 만한 대안적 경로를 제시한다.

남는 질문과 조심해서 읽을 부분

MiCRo가 제시한 모듈 구조는 뇌 구획을 본뜬 설계이며, 인간 인지와의 일대일 등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EPFL 발표는 정량 벤치마크 수치보다 해석 가능성과 모듈별 라우팅이라는 구조적 강점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전문가를 나누는 방식이 대형 단일 모델 대비 성능과 비용에서 어떤 균형을 보이는지는 수치가 공개되지 않은 만큼 후속 검증이 필요한 영역이다. 그럼에도 모델이 왜 그렇게 답했는지 사람이 확인하고 개입할 수 있는 통제 가능성은 안전성 측면에서 분명한 의미를 지닌다.


참고: EPF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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